블랙홀은 우주의 가장 신비롭고 극단적인 존재 중 하나입니다. 그 무엇도, 심지어 빛조차도 빠져나올 수 없는 중력의 소용돌이. 그렇다면 이런 블랙홀이 어떻게 탄생하는 걸까요? 그 시작은 바로 우리와 같은 별입니다.
별의 생애는 어떻게 끝날까?
별은 수소를 연료로 핵융합을 일으키며 에너지를 방출합니다. 하지만 수소가 고갈되면, 별의 내부에서는 연쇄적인 핵융합 과정이 일어나면서 무거운 원소들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별은 스스로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중력 붕괴를 겪게 됩니다.
초신성과 중력 붕괴
태양보다 8배 이상 무거운 별은 생의 마지막에 초신성(Supernova)이라는 폭발을 일으킵니다. 초신성은 별이 마지막 순간에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며 겉껍질을 날려 보내는 현상으로, 잠시 동안은 은하 전체보다 밝은 빛을 낼 정도로 강력합니다.
이 폭발 이후, 별의 핵은 중력에 의해 더욱 압축되는데, 이때 질량이 충분히 크다면 중성자별도 아닌, 바로 블랙홀로 붕괴하게 됩니다.
블랙홀의 탄생 조건은?
모든 별이 블랙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블랙홀로 진화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조건이 필요합니다:
- 별의 초기 질량이 태양의 약 20배 이상일 것
- 초신성 이후 남은 핵의 질량이 약 3태양질량 이상일 것
이 조건을 만족하면 중력은 핵을 계속해서 압축하여 결국 밀도와 중력이 무한대에 가까운 특이점(singularity)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때 탄생하는 것이 바로 블랙홀입니다.
이벤트 호라이즌: 탈출 불가능의 경계
블랙홀에는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이라 불리는 경계가 존재합니다. 이 지점을 넘어서면,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이 경계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외부에서 관측이 불가능하며, 이는 블랙홀을 더욱 미스터리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중성자별과 블랙홀의 차이
질량이 상대적으로 작은 별은 초신성 이후 중성자별이 됩니다. 중성자별은 거의 전적으로 중성자로 구성된 매우 밀도가 높은 별이지만, 중력은 블랙홀보다는 약하고 빛을 방출하기 때문에 관측이 가능합니다.
반면 블랙홀은 광자조차 탈출할 수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관측은 불가능하며, 주변 물질의 운동이나 X선 방출 등을 통해 간접적으로 존재를 추정합니다.
블랙홀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 은하에는 수많은 블랙홀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며, 그중 대표적인 예는 중심에 위치한 궁수자리 A*입니다. 이는 약 400만 태양질량에 달하는 초대질량 블랙홀로, 2022년 실제 이미지가 공개되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맺음말
블랙홀은 별의 마지막이자, 우주의 또 다른 시작일 수 있습니다. 강력한 중력과 미스터리한 내부 구조는 여전히 수많은 천문학자들에게 풀리지 않은 과제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우리가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그 순간에도, 수많은 별이 죽어가며 새로운 블랙홀로 태어나고 있다는 사실이죠.